완전 공감 계파문제가 아니라 정당민주주의 위기가 맞지
맞말이다 전당대회 투표율 50프로 넘기기 힘든데 신천지 10만명은 99퍼 다 투표할테니까 ㅁㅊ
일전에 여러 번 글을 올렸습니다만, 사실 저는 신학대학에 지원했던 목사 지망생이었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는 5호선 광나루역에서 내려 좁은 달동네 골목을 지나야 나오는 작은 캠퍼스였는데, 워낙 가는 길이 좁다보니 두세명이 길을 막고 서면 뚫을 재간이 없습니다.
장신대 면접을 보러간 날, 광나루역 앞에 신천지 셔틀버스가 수 대 서더니 신천지 신도들이 우르르 내려 골목길로 들어가기 시작하더군요. 골목길에 들어선 신도들은 스크럼을 짜고 드러누우며 “회개하라”고 외쳤습니다.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들을 방해하기 위함이었지요.
상시적으로 평일 오전, 대부분이 20대인 사람들이 종교적 집단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천지 신도들의 조직력과 응집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들이 정당에 들어온다면, 이들의 움직임은 실제 정당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
실제로 신천지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최초의 시기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3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서청원 지원 의혹,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이명박 지원 의혹, 2012년 새누리당 당명 개정 개입 의혹, 2022년 국민의힘 대선경선 윤석열 지원 의혹까지.. 이 의혹은 20년에 걸쳐 수 차례나 전직 신천지 간부에 의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신천지 청년 간부가 신천지 청년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 조직적 독려를 폭로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신천지가 민주당에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을까요? 바보가 아닌 이상 거대양당에 영향력을 모두 행사하고자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신천지는 2018년엔 민주당 김종천 과천시장 예비후보에게 접근했습니다. 2022년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는 의혹도 있지요.
이 탓에 지난 2025년 대선에선 민주당이 신천지의 조직적 역선택을 우려해 완전국민경선제를 폐지하고,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3.
구체적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민주당 내에 신천지가 약 10~15만 가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약 120만 권리당원 중 약 60만명 (투표율 50%)이 투표한다고 했을 때, 약 15만의 신천지 당원들은 투표권자의 무려 25%를 차지하게 됩니다.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다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충분히 ‘개판‘으로 만들 수 있는 수치입니다.
신천지 15만에게는 조직이 있습니다. 위에서 “이 후보를 찍으라”는 지침이 내려오면, 그 지침은 지파와 구역을 타고 개별 신도까지 즉각적으로 전달됩니다.
반면 흩어진 당원 45만에게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누가 어떤 후보인지, 이 전대의 쟁점이 무엇인지, 내 한 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등을 개별 당원이 각자의 정보망에 의지해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신천지가 지원해서 특정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된다면, 그 당대표는 당선되는 순간부터 당원의 당대표가 아닙니다. 신천지의 당대표가 됩니다. 신천지의 조직적 개입은 계파 갈등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닙니다.
10~15만의 신천지 당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신천지의 정치개입을 어떻게 막아야 할 것인지, 정치권 전반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정당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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