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내 생일은 할머니 제삿날 다음날 이었어요
가난했던 어린시절 육남매를 낳으신 우리부모님
종가집에 효심깊은 (족보를 늘 머리맡에 두시고 가문의 영광을 부르짖으셨던 ,,,)
울아버지 덕에 일년에 열 번이 넘는 제삿날은 그야말로 잔치였지요
정성에 정성을 다해 제수를 준비하시고, 의관정제 하시고 제사에 임하시는
아버지는 그야말로 이조시대 양반 .
내 생일은 할머니 제사 다음날,,,
난 결혼할 때까지 내 생일날 미역국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
늘~ 탕국에 제삿밥 남은거 그게 제 생일상이었죠
어린나는 내 생일날 제삿밥을 먹는게 그리 서러워서
다락에 올라가서 하루종일 울었던거 같어요
70년대 이야기 입니다....
결혼후
내 생일 무뚝뚝했던 남편은 내 30세 되는 생일날
이웃친구의 조언에 맘에 있었던건지,,조언덕인지..장미꽃 30송이를 내게 안겨주더군요
제가 받은 마지막 꽃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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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생기자 큰아들을 자기차 옆자리에 태워서 사무실 출근하던 그남자
모든걸 자식에게 쏟아부었던 그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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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2세 내 생일날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내 남자....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하던 그남자는
애지중지 아끼고 사랑했던 큰아들 생일날 세상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내 아들이 엄마처럼 아버지 젯상 탕국을 생일밥으로 먹습니다.
이십년후,,,,
이제 결혼한 큰아들.
결혼후 첫 생일 아버지 제사를 모시고
며늘애기가 끓여준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차갓집에서도 후한 대접을 받았다네요.
얼마전 며느리 생일
사무실에 하루 휴가를 냈지요
첫 생일은 시어머니가 차려주고 싶어서요
유명 케익가게에 가서 한시간 줄서서 좋아하는 케익도 사고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고
봉투에 용돈도 두둑히 넣고
아들만 있어서 썰렁한 집안에 온기를 불어준 울 며느리에게
사랑을 표해봤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울 며느리 이쁘게 낳아 바르게 키워 저희집 식구로 보내주신
사돈 어르신께 소소한 정성을 모바일 쿠폰으로 날려 드렸어요
이제 울아들 부부 행복만을 빕니다...
내 인생은 늘 비극같지요.
그래서 늘 우리는 해피엔딩을 꿈꾸나봐요.^^
앞으로의 삶은 해피하시기를.
아들내외에게 무한한 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열심히 살아내신 당신은
충분히 행복하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생각도 행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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