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게 알던 사람으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들은 이야기입니다.
오래전 공사장 자재대주던 철물을 하였는데, 보통 외상거래가 대부분이었고 걔중 오랜동안 가까게 거래하던 업체가
어느시점 상황이 어려운지 2~3천만원정도 외상이 쌓일 즈음 갑자기 잠적했다더군요.
돈도 돈이고 인간적인 배신감에 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울화병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우연히 돈을 떼먹은 사람 소재가 확인되어 칼 한자루 품고 그길로 달려갔다네요.
당시 뭐에 홀린 것인지 일부러 어스름한 저녁까지 기다린 후 집으로 쳐들어 갔는데,
눈에 띈 것은 가재라봐야 딸랑 이불한채만 있는 지저분한 집에 싱크대에 언제 먹었는지 모를
오래 묵은 설겆이그릇과 바닥에 나뒹구는 소주병 사이에 어린아이와 그 돈을 떼먹은 사람만
우두커니 있더랍니다.
상대는 놀라 말도 못한 채 무릎만 꿇고 잘못했다 비는데 막상 아무말도 안나오더랍니다.
그리곤 주머니에 있던 현찰(세보진 않았지만, 보통 소지하는 현금은 40~50만원정도라고) 꺼내 쥐어주고는
도망치듯이 후다닥 뛰쳐나와 돌아왔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는 것 보면 아마 재기에 실패해서
어렵게 지내고 있는것 아니겠냐 하고 ...
지 배불리고자 악의적으로 돈 떼먹는 넘들만 생각했는데, 막상 저 일을 겪은 후 크지 않은 외상 떼먹힌 것은
굳이 잡으려 다니지 않았다고 웃던 모습이 생각나요.
사업보단 장사에 가까웠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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