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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정리>
-글쓴이 (저, 나, 남편)
-아내
-부모님
-이모(글쓴이 저의 이모, 아내에겐 시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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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에겐 결혼전부터 5년넘게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결혼당시 저희 부모님께도 키우는 강아지가 있는데 신혼집에 데려와도 되냐고 여쭤보고, 키워도 된다고 허락까지 받았습니다.
사건은 결혼 1년차에 터졌습니다.
시골 외갓집에 외할머니 뵈러 방문했는데, 어머니와 이모가 저만 빼놓고 아내만 데리고
조그마한 보살집? 절집?(일반적인 절 아님)에 갔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역류성식도염 및 위장병으로 많이 야윈 상태였고, 직장도 없이 일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때문에 절집에 갔는데 스님(인지도 잘 모르겠음)이 하는말이,
"모든게 개를 키워서 남편이 그런거고, 당신네 집안은 개를 키우면 안되는 집안입니다.
얼른 개는 치우십시오."
이뿐만 아니라
"4월에 임신을 하면 장원급제하는 아기가 탄생합니다."
등등.. 이상한 소리를 이것저것 했더랍니다.
그리하여 어머니와 이모가 제 아내에게 강아지를 어디 보내라고 했답니다.
그냥 갖다버리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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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이모는 무슨자격으로 그러냐? 왜 계속 끼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듯 해서..
저희 어머니와 외갓집 형제자매 식구들은 사이가 끈끈합니다.
자주 어울리고, 농사도 짓고 항상 붙어있습니다.
제게 뭔일이 있으면 어머니는 외갓집에 자주 가서 계시니
형제들끼리 맨날 붙어서 대화를 하다보니 어떻게든 알게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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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돌아온 뒤 저는 아내에게 뒤늦게 이 사실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제 몸이 안좋은 것은 저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잘못되어서 그런거고,
취직이 안된것은 그것도 제 문제이니 강아지는 그냥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 문제는 끝난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니더군요.
제가 강아지를 어디 안보내자 저희 어머니와 이모는 장모님께 몰래 전화해서 압박을 넣었습니다.
지금 내 아들이 몸이 안좋고, 취직이 안되는게 강아지를 키워서 그런거니까 사돈댁이 좀 잘 말해서 해결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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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성향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요.
저와 아내는 무신론자입니다.
미신도 안믿구요.
개털 알레르기 검사에도 이상없다고 나왔습니다.
서로 강아지를 키우기로, 안보내도 된다고 한마음으로 합의가 된 상태였어요.
어머니와 이모는 종교인이고, 미신, 절집, 보살집 이런데 말도 엄청 신뢰합니다.
외갓집 식구들 성향이 대부분 비슷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래도 집안어른 말씀이니까 좋게좋게 제 입장 전달하며
강아지는 안보내겠다고 잘 설득하려 했습니다.
근데 말이 안통했습니다.
제 말을 들으려고도 안했구요.
무조건 개 때문이니 개를 갖다버리랍니다.
근데 생각해보세요?
저는 아내를 사랑하기에 결혼까지 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5년넘게 키우던 강아지입니다.
5년넘게 키운 강아지는 가족입니다. 아시죠?
그런 강아지를 갖다버리라구요?
(참고로 장모님댁엔 보낼 상황도, 장모님께서 키워주실 형편도 안됬습니다. 일때문에 집에 거의 안계셨거든요.)
제가 사랑하는 아내가 가족처럼 소중히 키운 강아지를
제가 갖다버리라고 할 수 있나요?
당연히 제가 지켜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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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아내는 강아지를 보내기는 싫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냥 보내자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히려 보내지 말자고 말렸습니다.
왜냐면 생각해보세요.
부모님 비위맞춰서 강아지를 보냈다고 칩시다.
그럼 아내 마음은 어떻겠나요? 결혼생활이 행복할까요?
저는 아내와 한 가정을 이루고 평생 살아가지, 부모님과 사는게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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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몇달동안 어머니와 이모께서 지속적으로 강아지를 버리라고 압박을 넣어왔습니다.
전화로 수도없이 싸웠고, 스트레스는 쌓여갔습니다.
우리집안은 개를 키우면 안되는 집안이라고 계속 갖다버리라더군요.
글로는 다 표현 못하지만 저와 아내는 그 몇달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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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으며 자살시도까지 했었습니다.
이모에게 전화가 와서 개를 갖다버리라는 통화로 1시간넘께 싸우다가 전화를 끊자마자 혼미한 정신에 충동적으로
13층 아파트에서 창문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하던걸 제 아내가 겨우 붙잡아서 살았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순간에도 앞에 지나가는 차들속에 뛰어들어 죽고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지하철 기다릴때도 선로에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도 들었습니다.
이런 자살충동, 실제로 자살시도를 경험하고 나니
그 후로 제 정신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습니다.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도 해서 상담도 받았었고,
정신과 방문했더니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서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엔 잠은 잘 잤었는데 이모와 어머니의 그 개사건 이후로
우울과 불안증으로 밤에 잠을 못자게 되었습니다.
밤에 잠을 자려해도 3시간 이상을 못자며, 자다가 문득 죽을거같은 느낌으로 숨이 막혀오며
놀라면서 벌떡 깨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조차 거의 불가능하게 된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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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개 갖다버리라는, 그정도 일로 자살충동까지? 라고 생각하실수 있습니다.
근데말이죠..
이거 안겪어보면 모릅니다.
신혼부부와 시댁, 시외갓댁과의 문제.
차라리 제가 키우던 강아지라면 몰라도 아내가 데려온 강아지.
아내가 힘든일을 많이 겪었는데 그때 옆에서 힘이 되어줬던 5년넘게 키웠던 강아지.
그 강아지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저는 잘 알기에 절대로 버리라고 말 못하죠.
그런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강아지를 버리라는 어머니와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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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7년이란 세월을 고통과 상처로 보내왔습니다.
저는 이제는 좀 잊고자, 매듭을 짖고자 부모님께
"저는 그때 개사건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모나 부모님이 그때 상처줘서 잘못했다고 사과한마디 정도만 해주실 수 없나요?"
라고 하니
부모님은 이렇게 말하십니다.
"아직도 그걸 못있고 있냐"
"상처는 계속 생각할수록 너만 손해다. 얼른 잊는게 현명하다. 이모는 너 신경도 안쓰고 잘 지낸다."
"그리고 사과할게 뭐가 있냐. 부모나 이모는 다 너를 위해서 그런거다."
"자식 아프다는데 그걸 보고 있을 부모는 없다. 오히려 너는 왜 부모맘을 몰라주냐"
"우리집안은 개를 키우면 안되는 집안이다."
"며느리 너에게 섭섭한게 있다. 너가 그때 바로 개를 보내기만 했어도 아무 일 안생겼을 텐데 그게 그렇게 힘들었냐?
남편보다 개가 더 소중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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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사건의 원흉인 이모에게는
7년동안
단 한통의 전화도,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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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은 이렇습니다.
저는 아내를 사랑하고, 위하기에 강아지를 버리지 않는것이 당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제가 부모맘을 몰라서 그런거라고 하시는데 절대 그런거 아닙니다. 다 압니다.
오히려 반문하고 싶네요.
애초에 이모가 개를 버리라고만 안 했어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자식을 위하는 마음 = 무조건 옳은 마음" 은 아닙니다.
자식이 싫다는데도 억지로 강요하는게 그게 무슨 자식을 위하는 마음입니까?
자식이 안아팠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랬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그로인해서 더더욱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몸이 더 안좋아 졌습니다.
싫다고 하는데 계속 하는건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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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를 원해서 올린건 아니고, 답답했던 마음 풀어보고자 올려봤습니다.
+++ 추가내용 +++
이모라는 사람은 사업실패로 빚이 많습니다.
신용불량자구요.
그 때문에 주변 형제, 친척들에게 돈을 많이 빌렸습니다.
지금은 다른 형제 명의로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구요.
그리고 저한테 "인감증명서"까지 떼서 달라고 했습니다.
사업하는데 필요하다구요.
저는 당연히 미쳤냐하고 거절했습니다.
참고로 인감증명서 떼달라고 했을때 저는 이미 결혼하고, 한 가정을 이룬 상태였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개같은 이모를 버리겠습니다
아내와 결혼했고, 아내가 결혼 전부터 키우던 강아지를, 미신의 말로 져버린다면, 아내와 행복하게 살 수없을 거란 말에서, 최소한 아내분은 살면서 글쓴님과 어떤 역경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에선 어른들이 저렇게 바라니 그냥 들어드리자는 말을 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데도 미신이든 신념이든 본인들의 생각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강요하는 어른들 앞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민 남편으로서 아내를 삶을 존중한 글쓴님이 참 멋지단 생각이 들어요.
위에 어느 분이 뭐 그런 일로 자살까지 하냐는 말씀을 하는데, 글쓴님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기에...오랜 기간 동안 아내분을 괴롭히고, 그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신을 훼손하는 것에 상처를 입어서 그런 마음까지 간 것 같아요.
제 입장을 정말 잘 이해해 주신 글에 마음이 위로를 받네요.
봄봄님도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현재도 진행형이라는건가..
7년동안 개키우는 일로 부모랑 사이가 안좋다는건가.. 뭐가됐든 둘이 잘살고 행복하면 되는거 아닌가 현재 직업 가정에 문제없고
그냥 불안해보여요 이유든 뭐든
상담받아 보시길...
다른사람들 생각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활동하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없던중에 생각난게 보배드림이었습니다.ㅎㅎ
연락끊고 두분인생 사십쇼
제가 아직 애였나봅니다.
살아간다님은 그렇게 빠져나왔다고해도 엄마도 심각하게 이모한테 조종당하고있을것 같은데 머리아프겠네요
와이프와 살아간다님을 위해서 아예 인연을 끊는게 좋을듯합니다.
저는 그나마 독립적으로 생각을 해서 괜찮은데
다른 가족들은 문제점을 인지조차 못하고 있어서 답답하네요.
그 분들도 각자의 방식대로 님 위한다고 한 거라 그 분들 비난은 못하겠네요.
돈 이야기 뒤에 보니 손절하심이 낫겠네요.
힘내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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