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배 눈팅만 하다 글을 남기는 건
거의 10년만인 것 같네요.
답답하고 마음이 아파
여러 의견을 듣고 싶어 글을 남겨봅니다.
남자친구와 저는 둘 다 30대 후반 돌싱이고
1년 좀 넘게 만난 사이입니다.
여느 연인들처럼 사소한 다툼은 있었지만
서로 배우자의 외도와 경제적 문제로 힘든 결혼생활을 했고
공감대가 많아 서로 의지하며 잘 만나왔습니다.
그러다 올해 2월,
남자친구 회사에 문제가 생겨 이직을 준비하던 중
5월에 퇴사 압박을 못 견디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퇴직금은 사정이 있어 중간정산 받아 사용한지 얼마 안된터라
퇴사 후 받을 퇴직금은 얼마되지 않았고
갑자기 고정수입이 없어지게 된 상황이라
남자친구가 힘들어했어요.
그렇다고 마냥 놀고만 있을 순 없으니
야간 물류센터 알바를 시작했고
생활패턴이 달라지다보니
대화할 시간이 줄어들어 서운함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쯤부터 남자친구가 저희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저는 서운한 부분이 생기면
대화로 서로 입장을 얘기하고 풀었음 싶은데
그게 안 되니 감정이 더 격해지고
다툼이 생기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말이 다툼이지
항상 무언가 제가 서운할 일이 생기고
(예를 들면 전처와 연애사진을 보관하고 있던 것)
남자친구는 대화를 회피하고
제가 답답함에 화가 커진 상태에서
남자친구는 뒤늦게 재차 미안하다 사과하는 패턴이었어요.
5월부터 두달간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저만 자꾸 서운해하고 들들 볶는 것 같아
제가 남자친구를 힘들게 하는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 감정적으로 지치더라구요.
그래서 2주 전 카톡으로 헤어짐을 이야기 하던 중
남자친구는 잠수로 상황을 회피했고
4일 뒤 제가 손편지를 남겨두고 오면서 다시 재회했어요.
아무튼 그러던 중 엊그제 저에게 불법 업체로 의심되는
대부업체에서 전화가 한 통 왔어요.
xx씨 여자친구 되세요?
여기 개인 대부업체인데 xx씨가 연락이 안되어 그러니
연락 좀 달라고 전해주세요 하더라구요.
돈을 빌린거냐 물으니 그렇다 하길래
우선 알겠다 하고 남자친구와 통화를 했어요.
상황설명을 좀 해달라하니
돈이 필요해 그랬다고 합니다.
대부업체에서 저에게 연락이 왔다는 건
이미 상환일을 넘겼단 얘긴데
퇴사 이후
꾸준히 주 4-5회 야간알바(당일지급)를 나갔고
5월에 일했던 급여와 중간정산 이후 남은 퇴직금,
그리고 제가 남자친구에게 빌렸던 돈을 갚았기 때문에
제가 알기론 당장 대출받을 만큼 힘든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200만원을 빌렸고 270만원으로 갚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이해가 안되니 좀 설명을 해달라했는데
잠시 후 전화하겠다더니 다시 잠수를 탔어요.
카톡도 안 읽고 전화도 받질 않더라구요.
마침 제가 쉬는 날이어서
몇시간 뒤 그의 집으로 찾아갔는데 자고 있더라구요....
나는 걱정되고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는데...
그래서 잠이 오냐, 내가 잠수타는 거 싫다했는데
대체 왜 그러냐 따져 물으니
어떻게 말할지 몰라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얘기를 해달라,
주식이나 코인을 한거냐 재차 물었는데
한시간 동안 진짜 한마디를 안하더라구요.
제가 한 시간을 떠든 끝에
한 시간만에 입을 뗀 그는 내일 저녁에 이야기한다 했어요.
그말에 저는 남자친구가 제가 찾아온 이 상황을 또 회피하려하는구나, 내일 저녁이 돼도 난 연락을 못 받겠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공유앨범을 나가고
커플앱 연결을 끊고
그에게도 제 지인들과 함께 있는 단톡방 나가기,
카톡 프사 내리기를 요구했어요.
그는 아무 말없이 제 요구에 따르더라구요.
그 모습을 본 제가
"전 오빠랑 얘기하고 풀려고 온건데 오빠가 거부한거에요" 하니
고개를 끄덕였고 전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날 저녁 대부업체에서 다시 저에게 연락이 왔고
남자친구 분이 번호를 차단하고 연락이 안된다,
여자친구 분과 제일 연락을 많이 할 것 같아 연락드린거고
당사자 연락만 되면 본인이 날짜 조율해보려 하는데
이렇게 연락이 안 되면 추심팀에 넘어가게 된다더군요.
저도 빚만 진 오랜 결혼생활 끝내고
이제 다시 시작하는 중이고
저도 밑바닥까지 가봤기에
얼마나 절박했음 그런 곳을 이용했을까 싶고
사람이 힘들면 순간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으니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이해할 수 있는데
왜 저에게 말못한건지..
내가 고작 그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는지..
처음엔 너무 허무하고 화가 났어요.
그런데 지금은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처음부터 회피형이었음 이렇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도 않았을 거에요.
올해 2월에 회사 일이 생기기 전엔
우리 사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이었던 사람이고
정말 다정하고 섬세했어요.
집이 습해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아
일주일에 두어번 무거운 젖은 빨래를 들고
코인 빨래방을 다니던 저에게
이제는 제가 좀 편해졌음 좋겠다며 건조기를 선물하던,
사랑받는 느낌이 낯설다며
제가 거리두기를 할 때도
저에게 아낌없는 애정표현을 해주던 사람이었어요.
20살에 전남편을 만나
제대로 된 데이트 한 번 못 해보고 고생만 했던
내 지난날이 치유받는 느낌이었고
나도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구나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구나를 알게 해준 사람이었어요.
그랬던 사람이
힘든 시간을 지나느라 힘들어하는 이 시기에
제가 힘든 사람을 더 기다려주지 못하고
극한으로 몰아붙인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듭니다.
제가 찾아갔을 때 따져묻지 않고
그냥 따뜻하게 안아주었다면 어땠을까
내일 저녁이라던 그말을
한번 더 믿어주었다면 어땠을까
마지막 순간 제가 너무 몰아붙인 건 아닌지,
힘든 사람에게 또 다른 부담을 준 건 아닌지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 저와의 관계를 떠나
불법업체가 어떤 방법으로 추심을 하는지 잘 알기에
내가 사랑하는 그가 다칠까 걱정도 됩니다.
저로 인해 더 힘들다면
그와 다시 연인이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더 큰 위험에 빠지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다시 연락을 취해야할지,
아니면 본인이 직접 해결할 시간을 줘야 하는 상황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이러다 불법업체 추심이 시작되면
그가 더 감당하기 힘들어 질 것 같아 걱정스럽네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전화했는데 못 받을 수 있습니다.
운전 중일 수도 있고, 회의 중이거나 바쁜 상황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라도
"전화하셨네요. 무슨 일이셨나요?"
하고 한 번 연락을 주는 것은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번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그 사람은 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반복해서 연락을 무시하는 사람과는 더 이상 인간관계를 이어가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헤어지세요. 더 좋은 사람 만날겁니다.
잠시 힘이 들겠지만 앞으로 쭉 힘든것 보단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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